저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경계를 넘어 약을 시작해야 하는 구간에 있습니다. 운동은 꾸준히 하는 쪽인데도 그렇습니다. 여기에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어 약을 이미 복용 중입니다. 이 세 가지가 겹쳤을 때 “그럼 스타틴은 먹어야 하나"라는 질문을 붙잡고 의사 유튜브 영상을 여러 편 뒤졌고, 그 과정에서 제가 무엇을 근거로 어떻게 결정했는지를 그대로 적습니다. 같은 조합에 놓인 분이라면 판단의 뼈대를 가져가실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저는 의료인이 아니고, 이 글은 제 결정의 기록입니다.

운동을 해도 안 내려갔던 이유의 실마리는 약국에서 나왔습니다

제가 처음 이상하게 여긴 건 운동량 대비 수치였습니다. 몸을 안 움직이는 사람의 결과지가 아닌데 콜레스테롤만 계속 경계선을 넘어 있었습니다.

공원 산책로를 달리는 사람의 다리
운동은 중성지방 쪽에는 빠르게 듣습니다. 문제는 제 수치가 그쪽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실마리는 병원이 아니라 약국에서 나왔습니다. 갑상선 약을 받으러 갔다가, 약사님이 지나가는 말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는 사람은 콜레스테롤이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습니다. 상담 자리도 아니었고 정식 설명도 아니었지만, 그 한마디가 제 질문의 방향을 바꿨습니다.

먼저 밝혀 둘 게 있습니다. 이 글에서 인용하는 두 영상은 갑상선과 콜레스테롤의 관계를 다루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연결고리를 여기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확인한 사실은 딱 두 가지입니다. 하나, 저는 운동을 해도 수치가 잘 안 내려갑니다. 둘, 약사님 말대로라면 제 수치에는 제 노력만으로 어쩌기 어려운 몫이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다음 진료 때 주치의에게 직접 물어 확인할 항목으로 남겨 뒀습니다.

“수치 높아도 약 안 먹어도 된다"는 말은 어디까지 맞는가

검색을 하면 약을 말리는 콘텐츠가 먼저 걸립니다. 박지영 박사의 건강돋보기TV 영상이 대표적입니다. 이 영상은 콜레스테롤을 ‘혈관에 난 상처를 고치러 달려가는 소방관’에 비유합니다. 수치가 높다고 무조건 약을 쓰는 건 화재 현장에 소방관이 많다고 소방관을 잡아가두는 격이라는 겁니다.

근거로 드는 사실 자체는 새겨들을 만합니다. 식사로 들어오는 콜레스테롤은 전체의 20%뿐이고 나머지 80%는 간에서 만든다는 점, 스타틴이 근육 증상이나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고 당뇨 발병 위험을 약 10~12% 높인다는 연구가 있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이 영상은 병원 수치 대신 비율을 보라고 제안합니다.

계산안전 신호위험 신호
중성지방 ÷ HDL2 이하5 이상 (심혈관 위험 16배까지)
총콜레스테롤 ÷ HDL3.5 이하5 이상

저도 이 계산을 제 결과지에 해봤습니다. 결과지에 이미 찍혀 있는 숫자 세 개면 되니 30초면 끝납니다. 여기까지는 유용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반대편 이야기를 듣고 나서 판단이 뒤집혔습니다

닥터프렌즈에 출연한 내과 전문의 김태균 원장의 설명을 보고 나서 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 영상은 LDL이 예측력이 낮은 지표라는 점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정합니다. 다만 “예측력이 낮다"와 “중요하지 않다"는 전혀 다른 말인데 썸네일들이 그 둘을 뭉개고 있다는 게 요지입니다.

왜 예측력이 낮은가. 심혈관 위험으로 가는 길이 두 갈래인데 LDL은 그중 한쪽만 재기 때문입니다.

탄수화물 → 중성지방 길지방 → LDL 길
생활습관으로 조절매우 잘 됨거의 안 됨
약으로 조절수치는 내려가나 심혈관 사건 예방은 실패잘 되고 사건도 같이 줄어듦
속도중성지방 1000→200이 한 달 이내170→140대에 수년

영상에서 김 원장 본인이 자기 LDL을 170에서 140대로 내리는 데 몇 년이 걸렸고, 그마저 자기가 해서 내려간 건지도 확신이 안 선다고 말합니다. 반면 중성지방은 탄수화물만 줄여도 한 달이 안 걸린다고 합니다.

이 표가 제 결정의 핵심이었습니다. 저는 이미 운동하는 쪽입니다. 즉 저는 왼쪽 열에서 뽑아낼 게 별로 남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제 문제는 오른쪽 열에 있고, 오른쪽 열은 생활습관이 안 먹히고 약이 먹히는 칸입니다. “운동하는데도 왜 안 내려가지"의 답이 여기 있었습니다. 원래 잘 안 내려가는 길이었던 겁니다.

입자가 크면 안전하다는 말을 저는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두 영상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건강돋보기TV는 LDL을 크고 푹신한 패턴 A와 작고 단단한 패턴 B로 나누고, 패턴 A는 수치가 높아도 무해하다고 설명합니다. 닥터프렌즈 쪽 설명은 이를 조목조목 반박합니다.

  1. 크기 차이가 생각보다 작습니다. 작고 조밀한 LDL이 1520나노미터, 크고 부력 있는 LDL이 2030나노미터입니다. 혈관 내피세포의 틈은 약 70나노미터라 어느 쪽이든 들어갑니다. 심지어 가장 위험한 VLDL은 30~80나노미터로 더 큽니다.
  2.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는 대부분 큰 LDL 패턴인데, 수치가 500까지 올라가면 심근경색 위험이 20배로 뜁니다. 크기가 방패라면 설명이 안 됩니다.
  3. 탄수화물을 많이 먹는 동양인이 작은 LDL 패턴, 서구권이 큰 LDL 패턴인데 심혈관 사건은 서구권이 훨씬 많습니다.

이 영상도 큰 LDL이 더 위험하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조금 낫긴 하지만 수치 자체가 높아버리면 소용없다는 쪽입니다.

저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반박 논리가 크기·유전질환·인구집단이라는 서로 다른 세 각도에서 같은 결론으로 모입니다. 그리고 발화자의 전문 영역이 다릅니다. 패턴 A 안전론을 편 쪽은 한의학 박사, 반박한 쪽은 지질을 매일 다루는 내과 전문의입니다. 어느 쪽이 옳다고 단정하는 게 아니라, 정보가 충돌할 때 제가 어느 쪽에 무게를 더 실을지의 문제였습니다.

LDL이 반쪽이라면 무엇을 봐야 하나

닥터프렌즈 영상은 아포B를 권합니다. LDL도 VLDL도 결국 ‘배’인데, 그 배마다 아포B라는 단백질이 딱 하나씩 붙어 있어 입자 개수를 직접 세는 셈이 됩니다. 그래서 잔여 콜레스테롤 위험과 입자 크기 문제를 한 번에 반영합니다. 최근 메타분석에서 다른 지표를 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예측력이 압도적이라는 결과가 쌓이고 있고, 해외 가이드라인도 개정되는 중이라고 합니다. 검사가 안 되면 총콜레스테롤에서 HDL을 뺀 non-HDL이 차선입니다.

저는 다음 검사 때 아포B를 넣어 달라고 요청할 생각입니다. 오래된 검사고 2000년대에도 있던 항목입니다.

그럼에도 약이 만능이라고 쓰지는 않겠습니다

여기서 약 옹호로만 끝내면 정직하지 않습니다. 닥터프렌즈 영상에서 나온 숫자 하나가 계속 걸렸습니다. 스타틴으로 LDL을 목표 범위까지 낮춰도 위험 감소는 약 30%인데, 그게 상대위험이고 절대값으로는 10년 기준 1~2%라는 겁니다. 반대편 영상이 만들어지는 데에는 타당한 지점이 있다고 이 영상도 인정합니다.

알약이 들어 있는 블리스터 포장
약은 생활습관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생활습관으로 막지 못하는 구멍을 막는 수단이라고 봤습니다.

그러니 제 선택은 “약이 확실해서"가 아닙니다. 제 조건에서 다른 카드가 얇아서입니다. 다만 두 영상이 이견 없이 일치하는 항목도 있었고, 저는 그걸 약과 함께 갑니다.

  • 설탕과 액상과당부터 끊습니다. 과일주스, 믹스커피, 탄산음료가 우선순위입니다.
  • 흰쌀밥·밀가루를 현미와 귀리로 바꿉니다. 혈당 스파이크를 줄여야 간이 과잉 생산을 안 합니다.
  • 등푸른 생선을 주 2회 이상, 가열하지 않은 올리브유를 씁니다.
  • 미역·다시마의 알긴산, 귀리의 베타글루칸 같은 수용성 식이섬유를 챙깁니다.
  • 잠을 줄이지 않습니다. 수면 부족은 코르티솔을 통해 콜레스테롤 생산 신호가 됩니다.
  • 극단적 저탄고지, 특히 카니보어로는 가지 않습니다.

마지막 항목은 근거가 꽤 셌습니다. 2024년 UK 바이오뱅크 연구에서 동물성 초저탄수화물 식단(탄수 평균 22%) 그룹을 12년가량 추적했더니 심혈관 사건이 2.18배였습니다. 일본에서 9만 명을 17년 본 코호트에서도 동물성 중저탄수화물군은 대장암·직장암·폐암이 늘었고 식물성은 중립이었습니다. 반면 지중해식 같은 식물성 중저탄수화물 식단은 데이터가 일관되게 좋습니다.

제가 실제로 쓰는 판단 체크리스트

같은 고민을 하는 분이라면 이 순서로 정리해 보시길 권합니다.

  1. 결과지에서 중성지방÷HDL, 총콜레스테롤÷HDL을 계산합니다. 5를 넘으면 비율만으로도 관리 대상입니다.
  2. 다음 검사에 아포B(또는 non-HDL)를 추가 요청합니다.
  3. 내 수치가 탄수화물 쪽인지 지방 쪽인지 봅니다. 중성지방이 주범이면 생활습관 카드가 아직 크게 남아 있습니다.
  4. 이미 운동·식단을 하고 있는데 LDL만 높다면, 생활습관 카드는 이미 많이 쓴 상태라고 봐야 합니다.
  5. 심근경색·뇌졸중 병력,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진행 중인 동맥경화 중 하나라도 있으면 임의 중단은 선택지가 아닙니다. 두 영상 모두 이 점은 같은 목소리를 냅니다.
  6. 갑상선 질환이나 다른 기저질환이 있다면, 유튜브가 아니라 주치의에게 그 질환과 수치의 관계를 직접 물어야 합니다.

저는 1~4번에서 전부 “약 쪽” 신호가 나왔고, 6번을 남겨 둔 채 복용을 시작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약을 먹기 시작하면 나쁜 습관을 방치하게 된다는 우려도 있지만, 저는 순서를 반대로 봅니다. 제가 통제할 수 있는 길은 이미 걷고 있으니, 통제가 안 되는 길만 약으로 막는 겁니다.

마치며

  • 운동을 해도 LDL이 안 내려가는 건 의지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LDL 경로는 원래 생활습관이 잘 안 먹히고 약이 잘 먹히는 쪽입니다.
  • “수치 높아도 약 필요 없다"는 주장의 근거는 LDL의 예측력이 낮다는 사실인데, 예측력이 낮은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은 다릅니다.
  • 입자가 크면 안전하다는 설명은 내피세포 틈 크기,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동서양 비교라는 세 각도에서 반박됩니다.
  • LDL의 빈틈을 메우는 지표는 아포B입니다. 다음 검사 때 요청할 만합니다.
  • 스타틴의 절대 위험 감소는 10년 기준 1~2%로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약은 생활습관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남은 구멍을 막는 수단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으면 콜레스테롤이 높게 나오나요?

제가 약사님께 들은 말은 그런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이 글에서 인용한 두 영상은 갑상선을 다루지 않아 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갑상선 약을 복용 중이라면 콜레스테롤 결과지를 들고 주치의에게 직접 확인하시는 게 맞습니다.

Q.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도 LDL이 높습니다. 더 해야 하나요?

운동량을 더 늘리는 것보다 내 수치가 어느 경로에서 왔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중성지방이 높다면 탄수화물 조절로 빠르게 반응하지만, LDL 단독으로 높다면 생활습관으로 내리는 데 수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Q. 아포B 검사는 어디서 받나요?

2000년대부터 있던 오래된 검사라 특별한 장비가 필요한 항목은 아닙니다. 다만 기본 건강검진 패널에는 대개 빠져 있으니 진료 시 별도로 요청해야 합니다. 검사가 어렵다면 총콜레스테롤에서 HDL을 뺀 non-HDL 값으로 대신 볼 수 있습니다.

Q. 스타틴 부작용이 무서운데 그냥 안 먹으면 안 되나요?

근육 증상, 피로감, 당뇨 발병 위험 10~12% 증가 같은 부작용은 실재합니다. 다만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병력이 있거나, 유전적으로 콜레스테롤 제거가 안 되거나, 동맥경화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두 영상 모두 임의 중단을 반대합니다. 자기 판단으로 끊을 문제는 아닙니다.

Q. 콜레스테롤 때문에 저탄고지를 시작해도 될까요?

저탄고지는 하나의 식단이 아니라 동물성/식물성, 중저탄/초저탄으로 갈리고 결과가 극과 극입니다. 지중해식 같은 식물성 중저탄수화물은 데이터가 좋지만, 동물성 초저탄수화물은 2024년 UK 바이오뱅크 연구에서 심혈관 사건 2.18배로 나왔습니다. 방향을 정할 때 이 구분을 빼면 안 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기록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스타틴을 포함한 전문의약품의 복용 시작·중단·용량 변경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 결정하십시오. 자세한 내용은 건강정보 고지를 읽어주십시오.

참고 자료